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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닥터

스키·스노보드 등 겨울철 실외 스포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는?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1-05-21 11:49    조회 : 653
  • 대한민국은 200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지속적으로 10위 안팎의 올림픽 종합 순위를 유지하는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실내 빙상 스포츠 위주의 결과라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그러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 스켈레톤, 스노보드 및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설상 및 썰매종목과 같은 겨울철 실외 스포츠들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는 데 더욱 기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추운 날씨에 실외에서 썰매나 스키 및 스노보드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는 겨울철 실외 스포츠 활동 시 자주 발생하는 건강 관련 문제를 알아두고 주의 및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겨울철 실외 스포츠 활동에서
    자주 발생하는 건강 문제는?
     
    체온 저하
  • 인체 내부에서 만들어내는 열보다 체외로 열을 더 많이 빼앗길 때 체온은 떨어집니다. 특히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이 발생하고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러한 체온 저하는 반드시 영하로 기온이 떨어질 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항상 체온 저하로 인한 신체의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체온 저하를 확인할 수 있는 이상 징후 첫 번째는 의식 수준의 변화입니다. 의식이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빠지는 것은 체온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첫 증상입니다. 의식 수준이 감소되면 방향감각 상실과 의욕 저하, 혹은 공격적인 태도와 같은 인격 변화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증상은 오한(떨림)입니다. 오한은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인체의 중요한 방어 수단 중 하나로 정상 체온에서 0.5℃ 정도 떨어질 때 몸이 떨리기 시작합니다. 몸이 떠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체온상승 방법으로 체온이 점차 떨어져서 32℃ 이하로 되면 오히려 오한 현상은 없어지게 됩니다. 만일 실외에 머무르면서 별다른 조치 없이 오한이 멈춘다면 체온이 계속하여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체온이 올라가면 오한이 멈춥니다. 환자의 정신이 점점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오한이 사라지면 체온이 오르고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세 번째로 체온 저하를 확인할 방법은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배에 직접 손등을 대어 체온을 확인하는 겁니다. 이때 손보다 배가 더 차게 느껴지면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일단 저체온증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체온 저하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장체온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직장체온이란 항문 안쪽에 있는 직장 내부의 신체 온도를 말하는데요. 저체온증 진단을 위한 가장 정확한 측정 방법 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직장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죠. 따라서 저체온의 정도를 구별하기 위해, 심한 저체온증에서는 오한이 사라진다는 것으로 경중을 판단합니다. 또한 저체온증 환자 스스로 체온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정상체온을 회복하려면 외부에서 열을 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저체온증의 구분
  • 경증의 저체온증은 직장체온이 32℃ 이상일 때를 말합니다. 이때는 오한, 느린 말투, 기억 상실, 서투른 손동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걸을 때 비틀거리지만 대개 의식이 있어 반응을 하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중증의 저체온은 직장체온이 32℃ 미만입니다. 오한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상태로,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서 마치 죽은 후 볼 수 있는 사후강직처럼 보입니다. 저체온 환자의 살갗은 얼음처럼 차고 푸른빛을 띠는데, 맥박과 호흡은 느려지고 동공은 커질 수 있습니다.

    모든 저체온 환자의 처치에서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조치는 더 이상의 열 손실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시 스포츠 활동을 중단하여 더 이상 찬 곳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젖은 옷은 벗기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혀야 합니다. 보온을 위해 담요, 수건, 베개, 신문 등과 같은 절연성이 우수한 물건을 깔아 주고 덮어 줍니다. 항상 젖지 않은 것을 사용하도록 해야 하며, 우리 몸의 열은 50~80%가 머리와 목을 통해서 빠져나가므로, 저체온이 있는 환자의 머리도 추운 공기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 체온 저하가 발생했다면 대처 방법은?
  • 겨울철 야외에서 스포츠 활동 중 경증의 저체온증이 발생했을 때는 추가로 열 손실이 없다면, 경증의 저체온증 이므로, 스스로 몸을 떨어 열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곧 정상체온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중증의 저체온이 발생했다면 위의 처치들을 시행함과 동시에 가능한 빨리 구급차를 불러야 합니다. 저체온증이 발생한 사람에게 열을 가해주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실외 활동으로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중심체온을 정상으로 올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때로는 저체온에서 재가온(Rewarming)을 할 때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표면체온의 재가온은 오한 반응을 억제하는 단점이 있지만, 응급의료시설이 멀리 떨어진 경우 병원으로 후송하기까지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동상
  • 인체의 조직이 얼어서 생기는 한랭 손상, 즉 동상은 온도가 빙점(0℃)이하일 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동상은 피부 표면에 한정되어 얼음이 박혔다고 하는 표재성 동상과 흔히 피부를 통과하여 더 깊은 조직까지 어는 심부 동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표재성 동상은 피부 표면에 물기가 얼 때 생깁니다. 피부가 빨개지고 부어오르는 등 통증은 심하지만 따뜻하게 해주면 더 이상의 조직 손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동상이 같은 부위에 반복되면 피부는 건조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피부가 갈라지고 민감해집니다. 표재성 동상과 심부 동상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은데, 표재성 동상은 심부 동상이 걸리기 바로 전에 나타나는 징후일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됩니다.

    심부 동상은 기온이 빙점 아래로 떨어질 때 일어납니다. 주로 발과 손, 귀, 코에 생기죠. 이 부위는 열을 만드는 큰 근육이 없으며, 체온을 만드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동상에 잘 걸립니다. 심부 동상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직이 괴사되고 절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상의 정도와 범위는 동상 부위가 녹은 후 몇 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동상 부위가 녹기 전에 표재성 동상과 심부 동상을 구분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동상의 정도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사들조차 동상의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 표재성 동상의 징후와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피부가 희고, 밀랍처럼 보이거나, 회색으로 보인다.
    ② 동상 부위는 아주 차고 감각이 없다. 저리거나, 쑤시거나, 통증이 있을 수 있다.
    ③ 피부 표면은 딱딱해서 부서질 것 같지만 조심스럽게 눌러보면 그 밑에 있는 조직은 부드럽다.

    중증 심부 동상의 징후와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동상 부위는 차고 딱딱하게 굳어 있으며, 손가락으로 잘 눌러지지 않는다.
    ② 동상이 걸린 곳은 차고 피부는 창백하여 밀랍처럼 보인다.
    ③ 통증이 심하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④ 동상 부위가 녹으면 후에 물집이 나타나기도 한다.

    동상에 걸린 경우는 다음과 같은 응급처치를 해야 합니다. 우선 환자를 추운 곳으로부터 빨리 따뜻한 장소로 옮기고 착용한 경기복이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면 제거하고, 즉시 의료진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구급차를 불러야 합니다. 동상 부위가 일부 녹았거나 부상 선수가 의료 시설과 한 시간 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 있을 때는 동상 부위를 따뜻한 물 (39~40.5℃)로 녹여야 합니다.

    온도계가 없으면 구조자의 팔 안쪽에 물을 떨어뜨리거나 팔꿈치를 물에 담가보아 물이 뜨거운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뜻한 물을 보충해 가면서 물이 식지 않도록 해야 하며, 동상 부위가 녹는 데에는 보통 20~40분 정도 걸리므로 피부 조직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귀나 얼굴의 동상은 따뜻한 물수건을 대주고 자주 갈아주며, 녹이는 동안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선수에게 아스피린이나 부루펜 같은 소염진통제를 줄 수 있습니다.
  • 동상 부위가 녹고 난 후 환자는 들것으로 운반해야 합니다. 이는 다리가 동상에 걸리면 녹고 난 후에도 걸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상 부위에 옷이나 침구가 닿지 않도록 해야 하며, 소독된 마른 거즈를 발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끼워 습기를 제거하고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동상 부위를 약간 높게 해서 통증과 부종을 줄여 주고, 피부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해 알로에 젤을 바르기도 합니다.

    동상 부위를 문지르거나 마사지하면 얼음 결정이 세포를 찌르기 때문에 세포가 파괴될 수 있으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동상을 녹이기 위해 전기담요, 뜨거운 물 주전자, 난로, 의료용 라이트, 라디에이터 등으로 직접 열을 가하면,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피부에 화상을 입게 되어 조직의 손상을 가중시키게 됩니다. 특히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인해 환자에게 술을 주는 경우, 알코올은 표재성 혈관을 확장시켜 체온을 더욱 저하시키게 되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절대 금물입니다.

    일단 녹은 부위는 다시 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 생긴 얼음결정이 커져서 조직이 더 심하게 다칠 수 있으므로 다시 얼게 될 가능성이 있으면 동상 부위를 그대로 두는 것이 낫습니다. 건조 방식으로 재가온을 해서는 안 됩니다. 환자의 손을 구조자의 겨드랑이 같은 곳에 넣어 건조 상태에서 가온하는 것은 물속에 넣고 하는 것보다 3~4배 시간이 더 걸리게 되고, 동상 부위를 천천히 녹이면 조직이 더 심하게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체육대학교 김은국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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