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우리 생애 스포츠 순간] 일상 속 스포츠의학 질환 바로알기
무릎 관절염의 관리? 운동이 약이다!
대한스포츠의학회
2021.03.19.
무릎 관절염의 관리? 운동이 약이다!
대한스포츠의학회
2021.03.19.
-
한국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른바 100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일 수 있으나, 어떻게 해석하면 몹시 나쁜 소식일 수도 있습니다. 60세가 넘어가면 으레 찾아오는 고혈압, 당뇨, 기관지염 등의 만성 성인병을 오랫동안 잘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 퇴행성 질환 중에서도 관절염, 특히 무릎 관절염은 진료비가 높은 질병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장수의 축복에 따르는 부작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절염은 연령대별 60세 이상에서 약 65%를 차지할 정도로 65세가 넘어가면서 확연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므로 40대부터 자기 몸 상태에 귀를 기울이고 미리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관절염의 악화 요인으로는 고령의 연령과 함께 과체중, 바닥에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생활 습관, 무릎 주변의 근력 약화, 여성 등의 요인 등이 있으므로 체중을 조절하고, 적절한 근력 강화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특히 고령의 여성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 관절염 진행 단계는 관절 간격이 얼마나 좁아졌느냐에 따라 초기 단계, 중기 단계, 말기 단계로 구분됩니다. 관절염의 단계를 나누는 기준인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ellgren-Lawrence Grade, KL Grade)에 따르면 정상은 0기, 정상에 가깝게 관절 간격이 거의 좁아져 있지 않은 초기 단계는 1기, 관절 간격이 좁아지면서 골극이 튀어나오는 중기 단계는 2기입니다. 관절이 거의 붙으려고 하는 단계(3기)와 관절이 완전히 붙은 단계(4기)는 말기 단계입니다.
-
초기 관절염 단계인 1기 때는 1단계 치료법이 적용됩니다. 1기는 환자가 무릎 관절이 붓거나 물이 차는 걸 느끼고, 병원에 오게 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2기 때는 환자가 스스로 무릎 통증을 만성질환으로 인지하게 되고, 엑스레이상에서도 골극이 튀어나오거나 관절 간격이 좁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할 때 통증이 제법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야 합니다. 이러한 켈그렌-로렌스 2기에서 하는 치료가 2단계 치료입니다. 이 시기에는 약물치료, 물리 치료 및 주사 요법 등이 해당됩니다.
3단계 치료는 마지막 단계의 치료로, 관절이 거의 닿기 일보 직전인 3~4기까지 진행된 관절염을 치료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고 최근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한 경우에도 백세 시대의 고령화 사회의 상황에 맞추어 65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 보다는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다양한 치료 방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
먼저 1단계 치료는 비수술적이고 보존적인 치료로, 환자가 근력 강화 운동이나 체중 감소, 생활습관의 변화 등을 통해 스스로 노력해서 만성병을 관리하는 단계입니다.
만약 2단계 치료를 통해 통증이 완화되면 다시 1단계로 돌아가면 되고, 3단계에서도 어느 정도 통증이 완화되어 수술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엔 다시 1단계 치료로 돌아가게 됩니다.
따라서, 1단계의 근본적인 치료 원칙을 잘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진행된 관절염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스스로 비수술적 관리를 해야 하며, 이러한 관리가 만성 질환의 관리에서 중요합니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의 기본은 체중을 적당히 관리하고, 꾸준한 무릎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무릎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운동 두 가지를 소개하면 앉은 자세에서 허벅지 근육에 힘을 주고 열을 세는 동안 유지하는 대퇴사두근 세팅 운동과 스쿼트 운동입니다.
스쿼트 운동은 무릎 관절에 압력을 증가하지 않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효율적인 운동 방법인데, 무릎을 구부릴 때 앞으로 튀어나오면 오히려 슬개-대퇴 관절의 압력을 증가시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작 단계에서 정확한 자세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
관리를 위한 운동은 일상생활에서 특별한 운동 도구 없이 쉽게, 생각났을 때 수시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생활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운동 시설은 너무도 많습니다. 단지 이러한 생활 시설들이 운동 도구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뿐이지요.
예를 들어 계단을 오르는 것은 아주 효율적인 중강도 운동입니다. 하루에 20층 정도를 계단으로 올라가면 근력 운동과 함께 유산소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집에 반려견이 있다면 함께 산책하거나 목욕을 시키는 등의 활동도 운동량으로 환산할 수 있으며, 대걸레로 집을 청소하는 일도 아주 좋은 운동에 속합니다. 이렇게 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일과에 넣어 숙제처럼 하게 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2007년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 ‘운동이 약이다(Exercise is Medicine, 이하 EIM)’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건강과 만성 질환에 미치는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를 평가한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합니다. 여러 만성질환에 도움이 되도록 잘 고안된 운동은 부작용 없이 환자가 스스로의 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치료제이기 때문입니다.
‘운동이 약이다’의 창시자 윌리엄 버틀러는 “만약 운동을 알약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 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약이 될 것이다” 라고 할 정도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의 이 공익적인 캠페인은 이후 국제적인 반향을 얻으면서 세계 각국에 EIM 국제 지부가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EIM은 그동안 연구하고 개발한 많은 프로그램을 여러 나라와 공유하면서 전 세계의 환자들에게 ‘내 몸에 약이 되는 운동’을 알리고 보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018년부터 국제 EIM 활동에 동참하여 2019년에는 EIM 한국 지부를 인정받아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명지병원 김진구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