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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닥터

마라톤, 부상 없이 즐기려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1-05-21 12:28    조회 : 1731
  • 작년 한 해는 코로나19로 국내외 대규모 마라톤 대회들이 취소되면서 마라톤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걱정하였으나, 오히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언택트 마라톤 대회들이 시행되면서 마라톤 인구의 성별 및 연령대가 더욱 폭넓어지고 있습니다.

    마라톤은 그리스 마라톤이란 지명에서 유래됐습니다. 약 2,500년 전 아테네군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페이디피데스가 그리스의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목숨을 걸고 달린 것을 운동 경기로 승화시킨 거죠.

    현재는 국내외 메이저 대회에서 대회당 수만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42.195km를 안전하게 완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라톤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 자체가 본인의 만족뿐만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인정받는 대상이었으나, 요즘은 서브 3(42.195km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과 같은 개인 기록 경신 또는 울트라 마라톤, 산악 마라톤과 같은 좀 더 극한에 도전하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며 외래를 찾는 분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상의 위험을 줄이면서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1. 마라톤 전에 체중 감량 먼저 하세요
  • 간혹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달릴 때 한쪽 무릎에 걸리는 압력은 체중의 3~4배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 9배라고 보고된 연구들도 있습니다. 과체중이라면 식이조절과 함께 사이클과 같은 무릎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을 먼저 시작하여 일정량의 체중을 감량한 후, 본격적인 마라톤 훈련을 시작할 것을 권장합니다.

    단적으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나 비공인 기록이지만 풀코스를 2시간 이내 주파한 에리우드 킵초게를 떠올려보면 마라톤에 적합한 체형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마라톤을 위한다면 과도한 상체의 벌크업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훈련 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세요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는 심폐기능의 증진을 위해 성인의 경우, 중등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씩 주 5회, 고강도의 경우 하루 20분씩 주 3회 정도를 권고하고 있지만,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운동 강도는 이를 훨씬 선회합니다.

    2006년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10km 이상 달리기 시 연골손상 지표의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으며, 근손상 지표는 풀코스 완주 시 정상의 2배가량, 다음날 3배까지 증가하였으며 5일째가 되어서야 정상치를 회복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그러므로 동일한 신체 부위에 부하를 주는 훈련 간 간격을 2~3일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회 참가 후에는 일주일가량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통증 발생 시 운동을 중지합니다
  • 운동 후 발생하는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은 충분한 운동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회복을 반복하면서 몸을 단련시킬 수 있죠. 하지만 이와 다르게 관절통(주로 관절을 움직일 때 관절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통증 또는 무릎앞쪽통증(대퇴슬개동통증후군)), 불규칙한 표면이나 경사로 훈련 후 발생하는 관절 주위 통증(무릎내측 통증(거위발 건염), 무릎 외측 통증(장경인대 마찰증후군) 등) 들은 생리적인 통증이 아니므로 분명히 구분하여야 합니다. 운동의 강도에는 항상성 유지 영역, 기능향상을 이룰 수 있는 생리적 과부하영역이 있으며 신체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적 손상영역이 있습니다.

    훈련 후 지연성 근육통 외의 통증, 관절 부종 및 열감 등은 구조적 손상영역에 도달하였음을 알리는 신호로, 일단 72시간가량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신호가 사라지면 강도를 낮추어 다시 훈련을 시작하며 증상 지속 시 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4. 근력운동을 동반한 달리기가 좋아요
    부상 방지를 위해 유산소 훈련에 동반하여 하지 근력 강화를 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발 디딤(착지) 시에 신체 균형 유지에 중요한 중둔근의 강화가 필요한데, 이것이 약할 때 착지 시 골반 흔들림으로 인해 허리 및 고관절, 무릎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방지를 위해 밴드 등을 활용한 골반 벌리기 운동이나 사이드 플랭크, 린 포워드 런지, 한발 데드리프트 등을 수시로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착지법 및 마라톤화는 이렇게!
  • 착지법에 대해 아직 논란이 있지만 보행 시 뒤꿈치 착지를 하며 전력 질주 시 앞꿈치 착지를 하는 것을 떠올려보면 속도감 있는 중장거리 달리기의 경우, 그 중간 즈음 어딘가로 착지하는 것이 이치상 맞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체중의 중심이 앞으로 이동하며, 관절로 전달되는 지면 반발력을 고려했을 때, 자신의 달리기 속도나(가벼운 조깅 시 상관 없지만 속도 증가 시 중간발 착지를 고려) 아킬레스건의 상태(중간발, 앞꿈치 착지 시 뒤꿈치 착지에 비하여 아킬레스건에 부담이 증가) 등에 따라 착지법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마라톤화 선택에는 착지법에 따른 고려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조깅화는 뒤꿈치가 높고 쿠션이 풍부하나 중간발 착지의 경우, 뒤꿈치와 전족부의 높이 차이(Heel drop)가 4~6mm 정도로 적은 러닝화가 추천됩니다. 과거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의 경주화는 중간발 또는 앞발 착지를 하면서 지면 반발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하여 뒤꿈치와 전족부의 높이 차이가 적으면서 중창이 얇은(충격 흡수 기능을 최소화하면서 경량화 달성) 운동화들이 유행하였으나, 최근 경주화들은 중창 소재의 발전으로 인하여 충분한 충격흡수와 좋은 반발력(High compliance and high resilience)를 위하여 충분한 두께를 가지면서도 경량성을 겸비한 신발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6. 아킬레스 건염 및 족저근막염 예방하세요
    기록 경신을 위하여 급격한 주법의 변화(뒤꿈치 착지에서 중간발 또는 앞발 착지로)나 훈련 강도의 증가는 아킬레스 건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점진적인 주법의 변화가 필요하며 평소 줄넘기 등을 훈련에 과정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킬레스건의 과도한 단축 및 과부하는 족저근막염의 위험인자가 되므로 수시로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시행하는 것이 족저근막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무릎 통증이나 아킬레스 건염, 족저근막염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지속될 경우, 회복까지는 훈련에 투자한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훈련을 지속할 경우, 고질적인 부상이 되어 결국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부상의 위험을 줄이면서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해결되어 언택트 마라톤이 아닌 수만 명의 함성이 가득한 국내외 마라톤 대회가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부상 없이 훈련을 하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좀 더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

충남대학교병원 문창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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